국제수로기구 海圖 '일본해' 표기 삭제

  • 입력 2002년 8월 15일 18시 09분


동해가 세계 해도(海圖) 제작의 참고자료가 되는 ‘해양의 경계’에서 일본해나 동해-일본해로 표기되지 않고 표기 분쟁지역으로 남을 전망이다.

14일 프랑스 파리 주재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국제수로기구(IHO)는 최근 ‘해양의 경계’ 4차 개정판 초안을 작성하면서 동해를 표기 분쟁지역으로 남기기로 잠정 결정하고 회원국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나코에 본부를 두고 있는 IHO는 해역과 명칭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는 국제기구로 IHO가 발간하는 ‘해양의 경계’는 명칭 결정과 해도 제작에 주요 근거자료로 활용된다.

IHO가 동해를 표기 분쟁지역으로 남기기로 최종 결정할 경우 ‘해양의 경계’ 4차 개정판에서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해양 명칭은 공란으로 남게 된다.

한국 정부는 일본과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분쟁지명을 병기해야 한다며 동해 단독표기를 위한 중간단계로서 동해-일본해 병기를 추진해 왔다. 반면 일본은 한국과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현 상태인 일본해 단독표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 왔다.

일본 정부는 IHO의 이 같은 결정을 ‘해양의 경계’ 4차 개정판 초안에서 기존의 일본해 표기가 삭제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IHO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IHO는 1929년 처음으로 ‘해양의 경계’를 발행했으며 초판 발행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이후 지금까지 이를 유지해 왔다. ‘해양의 경계’ 3차 개정판은 1953년에 나왔으며 4차 개정판은 약 50년 만인 내년 초 발간될 예정이다. 한국의 학계와 시민단체 등은 IHO가 일본해 명칭을 사용해 온 것은 1919년 열렸던 IHO 회의에 한국이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최근 몇년 동안 ‘동해 명칭 복원’운동을 벌여 왔다.

파리연합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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