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은 안돼”…하마스 지도부, 자식들은 해외유학

  • 입력 2002년 8월 2일 17시 55분


이슬람 과격파 하마스의 지도부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대(對)이스라엘 자살폭탄조를 모집하면서도 정작 그들의 자식들은 제일선에서 빼내거나 해외로 유학보낸다는 주장이 이스라엘 언론에서 제기됐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1일 하마스 지도자 압델 아지즈 란티시(사진)의 부인이 아들을 자살 폭탄공격에 참여시켜 달라는 하마스 군사조직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올초 이스라엘군이 라말라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에서 란티시의 부인 움므 모하메드와 하마스 자폭 공격대원 모집책간의 전화녹음 테이프를 입수했다며 그 내용을 소개했다.

하마스 요원이 아들의 안부를 묻자 움므 모하메드는 아들이 밤늦게까지 시험공부를 한 뒤 전날 종일 잠을 잤지만 건강한 편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하마스 요원이 모하메드에게 그의 아들이 “순교단의 일원으로 뽑혔다”고 말하자 모하메드는 “아들이 공부하느라 바쁘고 그런 일에 간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마스 요원은 “당신과 같은 여성이 시오니즘에 맞서 지하드(聖戰)를 계속하자는 요청을 거부한 데 놀랐다”고 응수했다. 하지만 모하메드는 “나는 당신과 같은 사람을 모른다”고 쏘아대며 대화를 끝냈다.

란티시는 이 같은 보도와 관련해 “10년 전 내 아들 모하메드가 어렸을 때로 나는 네게브 사막의 감옥에 수감됐을 때 있었던 일”이라며 일축했다. 란티시는 또 다른 인터넷 사이트와의 회견에서는 “하마스 군사조직인 에제딘 알-카삼 여단은 순교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하는데 전화를 이용하지 않으며 대상자의 어머니에게 이를 요청하지도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란티시는 하마스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의 후계자 물망에 올라 있는 인물이다.카이로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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