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7월 8일 18시 25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미 상원의 민주당 원내총무인 토머스 대슐리 의원이 7일 CBS TV에 출연해 잇단 스캔들이 노출되고 있는 기업 개혁방안에 관한 질문에 답하면서 한 말이다. 작년 말부터 시작돼 올 5월 특히 거세진 피트 위원장에 대한 퇴진요구가 정치권으로 확대된 것이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주)도 8일자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변호사 출신인) 피트 위원장은 임기개시 후 10개월 동안 자신의 전 고객회사가 관련된 29건의 위원회 표결에 불참했다”며 “필요한 입법보다는 업계 자율로 기업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올해 53세의 피트 위원장은 작년 8월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받은 직후부터 ‘잘못된 인사 사례’로 거론됐다. 1968년부터 20년 넘게 워싱턴과 뉴욕을 주무대로 기업을 변호해 온 그가 기업개혁을 요구하는 자리인 SEC 위원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퍼져 있었던 때문.
엔론사태로 미국 기업들의 치부가 드러나고 ‘기업개혁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피트 위원장은 “SEC가 회계법인들을 물어뜯게 될지 주의해야 한다”면서 회계법인 감독을 오히려 완화하고 개혁추진을 게을리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게다가 피트 위원장은 작년 12월 회계부정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던 제록스의 최고경영자(CEO) 앤 멀캐이와 만났고, 올 5월엔 변호사 시절의 고객이었던 회계법인 KPMG의 신임회장 유진 오켈리와 개인적으로 접촉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당시 여류 칼럼니스트 아리아나 허핑튼은 “오사마 빈 라덴에게 조국안보국을 맡긴 격이었다”며 “피트 위원장이 기업의 워치도그(Watchdog·경비견)임을 망각하고 랩도그(Lapdog·애완견)처럼 굴고 있다”고 하루빨리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