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안은 어떤 존재]검찰 사법부 능가하는 막강한 기관

  • 입력 2002년 6월 14일 18시 46분


중국에서 공안의 이미지는 별로 좋지 않다.

베이징에서 속어로 ‘거우투이(狗腿)’로 불리는 것이 단적인 예. 직역하면 ‘개 다리’라는 뜻이지만 ‘나쁜 일이 있을 때 나타나 별로 좋지 않은 일을 한다’는 속뜻을 갖고 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경찰’로 부르는데 중국에서 유독 ‘공안’으로 불리는 것은 이들이 국무원(정부) 공안부에 속해 있기 때문.

공안부는 건국 이래 1983년까지 치안유지부터 방첩, 범죄자 교정업무에 이르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83년 정부 업무조정 후 방첩업무는 국무원 국가안전부에, 범죄자 교정업무는 사법부에 떠넘겼지만 지금도 검찰이나 사법부를 훨씬 능가하는 막강한 존재다.

주룽지(朱鎔基) 총리가 98년 총리 취임 후 밀수 혐의를 받은 리지저우(李己周) 공안부 부부장(차관)을 체포하면서 무장경찰 4개 중대를 출동시켰다는 것도 공안의 힘이 얼마나 센가를 보여주는 예. 홍콩 언론에 따르면 당시 리 부부장은 주 총리가 밀수에 관련한 자신의 비리를 캐기 시작하자 주 총리의 광둥(廣東)성 방문 때를 틈타 그가 탄 배를 포격해 침몰시키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중국에서 공안부 부부장급이 체포된 것은 리 부부장이 유일한 예다. 중국은 또 공안부 산하에 무장경찰을 두고 있으며, 이들은 폭동진압이나 변방치안을 맡고 있다. 공안 수는 135만, 무장경찰은 100만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종환기자 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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