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보안기관 대폭 축소…자치정부 개각

  • 입력 2002년 6월 10일 17시 21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10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팔레스타인 분쟁 해결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에 앞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9일 대폭적인 개각과 함께 그동안 테러의 배후로 의심을 받아온 보안기관을 축소하기로 하는 등 일련의 개혁에 착수했다.

야세르 아베드 랍보 팔레스타인 공보장관은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이 94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출범 이래 겸직해 온 내무장관직을 압델 라지크 알 야히야 장군(73)에게 넘겨주는 한편 31개의 장관직을 21개로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알 야히야 장군은 과거 무장게릴라들을 지휘했으며 대(對)이스라엘 협상가로도 활약해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선 신망이 높은 인물이다.

PA는 또 테러공격에 연루돼 있다는 비난을 받아온 경찰과 정보기관 등 12개 보안기관을 통합, 축소하기로 했다.

PA의 이 같은 일련의 조치는 ‘선(先)자폭 테러 중지’를 줄기차게 주장해 온 미국 및 이스라엘의 요구와 팔레스타인 내부의 개혁 요구에 부응한 것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이 아라파트 수반을 이-팔 평화협상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PA 측의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문제는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정치적 수단으로서의폭력을 포기했느냐”라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한편 이스라엘군은 10일 새벽 헬기와 탱크 등을 동원해 라말라에 재진입해 아라파트 수반의 사무실이 있는 PA 본부 건물을 포위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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