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도 한-미전 큰 관심

  • 입력 2002년 6월 9일 17시 02분


10일 열리는 한국과 미국의 월드컵 경기를 앞두고 미국 언론은 한국의 경계강화, 반미감정 표출 우려, '붉은 악마'를 중심으로 한 열렬한 응원전 등을 상세히 소개하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뉴욕 타임스 지는 9일 한국-미국전이 열리는 대구시와 인근 지역의 군병력 1만여명이 비상경계에 들어갔으며 공군은 경기장 상공을 초계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한국 정부는 주한미국대사관 주변에서의 시위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며 "경찰은 서울 미국대사관 맞은 편에 있는 세종문화회관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중계하려는 계획을 불허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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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포스트 지는 "대구 경기장이 붉은색 상의를 입은 붉은 악마 응원단으로 가득찰 것"이라며 "한국이 정치적으로는 동맹이지만 스포츠면에선 적(敵)인 미국과 경기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이번 시합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2월 동계올림픽 쇼트 트랙 경기에서 한국의 김동성 선수가 미국의 안톤 오노 선수에게 금메달을 빼앗긴 일에 일부 한국인들이 여전히 분노하고 있어 이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미국 대표팀을 놀라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한국 대표팀이 오랫동안 팀웍을 다져온 것에 대해 미국 대표팀의 브루스 어리나 감독이 "선수들이 그 정도 자신감을 갖고 있으면 전에는 할 수 없었던 것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AP 통신은 경기 파주 근처의 미군기지에서 9일 약 150명의 시위대가 성조기를 불태우며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 통신은 또 90년 로마 월드컵에서 미국팀에 1대 0으로 어렵게 이긴 이탈리아 대표팀이 관중들로부터 큰 야유를 받았으나 한국은 매우 점잖은 사회인데다 거스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이 국가적 영웅으로 대우받고 있어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의 스포츠 전문 TV 채널인 ESPN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10일 새벽2시20분터 중계하는 한국과 미국의 경기에 관한 예고방송을 되풀이해서 내보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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