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마르타 공주 신분 뛰어넘어 평민 작가와 웨딩마치

  • 입력 2002년 5월 26일 19시 27분


노르웨이의 마르타 루이스 공주(30·왼쪽)가 24일 왕족의 특권을 포기하고 평민과 결혼식을 올렸다.

마르타 공주가 신분을 초월해 선택한 사랑은 그보다 한 살 어린 아리 벤. 99년 출간한 단편소설집 ‘지옥처럼 슬픈(Sad As Hell)’으로 호평을 받은 작가이자 창녀와 마약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방송제작자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에는 자신이 직접 출연한 다큐멘터리 방송물에서 탈레반 지지자들과 함께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비난하기도 했다. CNN방송은 25일 그가 핑크빛 스키복을 입고 다니고 자기 과시도 심해 겸손이 미덕인 이 나라 공주의 신랑감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마르타 공주는 평민과 결혼함으로써 ‘공주 전하(Her Royal Highness)’라는 호칭을 비롯해 왕족의 특권을 포기했다. 앞으로 TV에서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일을 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왕가에서 신분을 초월한 결혼은 드문 일이 아니다. 마르타 공주의 남동생인 하콘 왕세자는 지난해 5세 된 아들이 있는 술집종업원 출신의 미혼모와 결혼했다. 두 사람의 부친인 국왕 하랄 5세도 34년 전 평민인 소냐와 결혼했다.

CNN방송은 “왕가의 평민과의 잇단 결혼이 왕가의 기반을 흔든다는 우려도 있지만 왕족의 특권 대신 사랑을 선택한 마르타 공주에게 대다수 국민은 격려와 사랑을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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