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여사 19개월만에 “집 밖으로…”

  • 입력 2002년 5월 6일 17시 48분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 여사(56)가 군사정권에 의해 두 번째 가택연금을 당한 지 19개월 만인 6일 자유의 몸이 됐다.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수지 여사가 풀려남에 따라 미얀마 정치 상황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내다봤다. 연금에서 풀려난 수지 여사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민족민주동맹(NLD) 본부에 도착해 “새로운 새벽이 밝았다”면서 “당 사무총장으로서 미얀마 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수지 여사는 이어 자신이 조건없이 풀려났고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갈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군사정부와 과거의 협상성과를 토대로 향후 정책분야 등을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도 양곤의 NLD본부 주변에는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정부 대변인 흘라 민 대령은 성명을 통해 수지 여사의 가택 연금 해제 사실을 전하고 “앞으로 모든 시민들이 자유롭게 정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얀마 국민과 국제사회에 새로운 (역사의) 장이 열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수지 여사는 88년 반독재 시위 참여와 NLD 결성으로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지도자로 급부상했다. 수지 여사가 주도한 민주화 운동은 군 독재자인 네윈 장군을 권좌에서 몰아냈다. 그는 91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수지 여사는 89년 군사정권에 의해 가택연금을 당한 뒤 95년 풀려났다가 2000년 9월 다시 가택연금에 처해졌다.

그의 가택연금 기간 중 유엔특사 라잘리 이스마일의 중재로 수지 여사 측은 군사정부와 정국 타개 및 연금 해제를 위한 협상을 벌여 왔다. 또 국제사회도 대(對) 미얀마 경제제재 조치를 취하는 등 미얀마 정부를 압박해 왔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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