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核태세 검토보고서 파장 진화나서

  • 입력 2002년 3월 11일 11시 42분


미국은 10일 비상시 북한 이라크 등 7개국에 대한 핵무기 사용 및 신형 핵무기 개발을 요청한 국방부의 핵 태세 검토(Nuclear Posture Review) 보고서는 새로운 핵정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 이를 둘러싼 파문 진화에 나섰다.

콜린 파월 국무부장관은 이날 CBS 방송과의 회견에서 “현재 지구상에서 일상적으로 미국 핵무기의 목표가 되고 있는 국가는 하나도 없다” 며 “이 보고서는 신중한 군사계획이고, 미국인들이 기대했던 종류의 계획” 이라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또 “우리는 새로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지 않으며 어떤 핵실험도 계획하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가까운 장래에 발생할 위기에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선 안된다” 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고 강조했다.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NBC 방송에 출연, “미국이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고 해서 누구도 놀랄 필요는 없다” 며 “특정국가가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경우 미국 대통령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관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오랜 정책” 이라고 주장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우리 모두는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는 일이 많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 며 “그렇게 하기 위해선 미국을 상대로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지도 모를 국가들에게 그렇게 할 경우 파멸적 대응이 있으리라는 강력한 경고를 보내야 한다” 고 말했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이날 “미국의 핵태세 검토보고서는 국방부가 추구하는 군사적 이득에 대해선 상세히 기술하고 있으나 이에 따른 외교적 대가는 별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 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핵무기이든 재래식 무기이든 새 무기를 설계, 시험, 배치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보고서가 제안한 군사적 이득을 얻는 데는 몇 년이 소요되지만 외교적 낙진은 즉각적으로 나타날 것” 이라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구체적으로 딕 체니 부통령이 이날부터 10일간 유럽 및 중동 순방에 나서는 것을 지적, 유럽국가들은 군축이라는 측면에서 중동국가들은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이란 등이 미국의 핵공격 대상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 때문에 핵태세 검토보고서를 불안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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