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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2월 14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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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12일 “북한과 전쟁을 시작하려는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힌 데 이어 13일에도 “(북한 등에 대해) 내일이라도 선전포고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고 부시 대통령도 14일 이라크에 대한 공격 가능성은 강하게 시사하면서도 북한과 이란은 거론하지 않았다.
이 같은 기류 변화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지목한 데 대한 국내외의 강한 비판을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또 부시 대통령의 방한(19일)을 앞두고 우방인 한국 정부를 더 이상 난처하게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고려된 듯하다.
뉴욕타임스지는 14일 ‘부시의 대북 강경 노선’이라는 기사에서 “부시 대통령의 당면 관심사는 한국의 우려를 누그러뜨리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처음부터 북한은 공격 대상이 아니었다는 지적도 많다.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 국가에 북한을 포함시키기는 했지만 이것은 이라크 이란만 지목할 경우 자칫 ‘문명의 충돌’로 비칠까 봐 ‘구색 갖추기’ 차원에서 북한을 끼워넣었다는 것이다.
이라크로 초점이 맞춰지면서 북한은 일단 미국의 군사행동 타깃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테러리즘의 뿌리에는 이를 지원하고 돕는 대량살상무기 제조 개발 국가가 있다’는 것이 부시 대통령의 기본 인식이기 때문에 대량살상무기 문제가 어떻게 풀려 가느냐에 따라 북한이 다시 거론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선대인기자 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