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아들 건들지 마” 고이즈미 총리 발끈

  • 입력 2002년 2월 13일 16시 14분


고이즈미 총리(좌)와 발포주를 선전하고 있는 고이즈미 고타로.
고이즈미 총리(좌)와 발포주를 선전하고 있는 고이즈미 고타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 총리가 아들 때문에 국회에서 야당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12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민주당 이시이 하지메(石井一)의원은 고이즈미 총리의 장남 고타로(孝太郞·24)가 요즘 TV에서 맥주의 일종인 발포주를 선전하고 있는 것과 관련, “소문에 따르면 아들이 개런티로 5000만엔을 받았다고 하는데 파격적이다. 그 선전을 볼 때마다 발포주의 가격이 낮은 것은 총리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이시이 의원의 발언은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늘고 있는 발포주의 세율을 올리자는 의견에 대해 업계가 반대를 하고 있고 자민당이 이를 지지하고 있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그러자 각료석에 앉아 있던 고이즈미 총리는 거짓말하지 말라 고 목소리를 높였다. 답변에 나선 그는 “개인의 명예에 관련된 문제를 소문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곤란하다. 아들은 샐러리맨(공연기획사 소속 연예인)이어서 매달 20만엔밖에 받지 못한다” 고 반박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각료석으로 돌아가자 이시이의원은 “그렇게 화를 낼 필요는 없지 않느냐” 고 말했다. 그러자 고이즈미 총리는 여전히 분이 안풀린 듯 “다시 거짓말하지 말라” 고 소리쳤다.

지난해 연예계에 입문한 고타로씨는 맥주선전 외에 2편의 드라마에 고정 출연하는 등 신인치고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기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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