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일방적 외교 군축 악영향”

  • 입력 2002년 2월 8일 17시 58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속개된 유엔 군축회의(CD)에서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노선에 관한 논쟁이 벌어졌다.

첫 연설자로 나선 중국의 후사오디 군축대사는 미국의 탄도요격미사일(ABM) 협정 일방 폐기, 생물무기협약(BWC) 검증의정서 거부, 포괄적 핵실험금지협약(CTBT) 비준 거부 등을 예로 들면서 “다자군축협력체제가 사상 유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비판했다.

안나 린드 스웨덴 외무장관은 “미국의 일방적인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과 ABM 조약 탈퇴 결정이 다자군축체제와 핵확산 방지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미사일 확산 방지를 위한 보편적인 규범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9·11테러 이후 미국의 최대 우방국임을 확인한 영국의 데이비드 브라우셔 군축대사도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도전은 새로운 응전을 요구한다”고 전제한 뒤 “그렇지만 예전의 응전이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다자군축체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대해 에릭 자비츠 신임 미국 군축대사는 일부 비판론자들이 미국의 ABM 탈퇴결정이 일방주의 외교를 입증한다고 해석하고 있지만 “이러한 해석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자비츠 대사는 미국이 가입한 핵확산금지조약(NPT), 외기권 조약(OST), 생물무기협약(BWC), 화학무기협약(CWC) 등을 열거하면서 “미국이 유일한 다자군축협상 기구인 CD의 역할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점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제네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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