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2002]"日경제 종착역에 왔다"…전문가들 금융개혁 촉구

  • 입력 2002년 2월 1일 18시 35분


열띤 토론
열띤 토론
《최근 미국경제가 빠른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포럼(WEF) 제32차 연례총회에 참석한 경제전문가들은 미국 및 세계 경제의 앞날에 대해 상당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또 많은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와 금융산업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

지난달 31일 세계 각국의 정치 경제 지도자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개막된 WEF 총회는 세계경제 성장과 미국의 역할, 금융시장 안정, 첨단산업 회복 전망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행사 첫날 토의가 끝난 뒤 뉴욕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제분석가들은 미국경제에 대해서는 상반된 의견을 내놓은 반면 일본의 침체가 지속된다는 데는 의견일치를 보았다.

스탠리 피셔 국제통화기금(IMF) 전 부총재는 “지난달과 이달을 기점으로 미국경제가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1∼2개월내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지난해 금리를 4.75%포인트 내리면서 경제의 파이프라인을 확장했다”면서 “현재 미국은 세계경제 회복의 모든 짐을 지고 있지만 유럽도 앞으로 수개월내 성장력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콘퍼런스 보드의 게일 포슬러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의 경기동행지수가 이미 상승세로 돌아섰다”면서 “침체는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경기사이클은 ‘약한 침체(mild recession)’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미국은 1.5%정도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모건스탠리딘위터 투자은행의 스탠리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의 전반적 흐름을 볼 때 아직 ‘2차 하강’의 위험이 매우 크다”면서 “미국경제의 펀더멘털은 생각만큼 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경제와 관련, “지금의 위기를 넘기지 못하면 결코 되돌아 올 수 없게 될 것”이라면서 “즉각적인 금융개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97∼98년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금융산업을 구조조정한 결과 이제 성장을 회복하고 있는데 반해 이를 게을리 한 일본은 여전히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릴린치 투자은행의 제이콥 프렌켈 국제담당 사장도 “세계경제가 이미 일본의 장기부진에 적응한 상태”라며 “수년 전부터 일본이 세계경제에 기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나라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큰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일본 경제와 금융산업에 대해 “종착역에 와 있다” “희망이 없다”라는 등 비관적인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

뉴욕〓한기흥 특파원 eligius@donga.com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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