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악한 엔론…子회사 881개 세워 세금 빼돌려

  • 입력 2002년 1월 18일 01시 20분


미 언론과 월가로부터 신경제의 대표적 혁신기업으로 손꼽히던 엔론의 추악한 이면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7일 엔론이 ‘조세천국’ 국가들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수법으로 96년부터 2000년까지 5년 중 4년동안 소득세 한푼 안내고 3억8200만달러 상당의 세금도 돌려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조세천국’ 국가란 주로 카리브해와 남태평양, 인도양에 있는 소국들로 금융규제를 전혀 하지 않아 국제범죄조직이나 일부 다국적기업들이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피난처로 이용되고 있는 곳.

타임스는 회계분석자료를 인용, 엔론이 이들 국가에 무려 881개의 자회사를 세운 뒤 이곳으로 이윤을 이전시키는 수법으로 소득세를 탈루해 왔을 뿐만 아니라 막대한 세금까지 돌려받게 됐다고 전했다. 자회사들은 나중에 미 세법에 저촉되지 않는 방식으로 엔론에 이윤을 돌려주는 대신 수수료를 받아 운영돼 왔다. 자회사는 케이맨 제도에 692개, 투르크카이코스 제도에 119개, 모리셔스에 43개, 버뮤다에 8개가 설립됐다.

엔론은 또 경영진에 제공한 스톡옵션의 세금 공제만으로도 2000년에 2억7800만달러를 환급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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