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자유시장 정책 포기할 듯…두알데 대통령 "새 경제모델 추진"

  • 입력 2002년 1월 3일 18시 01분


에두아르도 두알데 아르헨티나 임시대통령이 자유시장 정책을 포기하겠다고 시사해 향후 아르헨티나 경제의 변화 가능성에 비상한 관심이 몰리고 있다.

두알데 임시대통령은 2일 “우리는 자유시장경제 정책으로 지금 한 푼의 페소화도 남지 않았다”면서 “닳아빠진 경제모델을 버리고 부의 분배와 시장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두알데 임시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경제회생을 위한 구체적인 경제정책을 밝힌 것은 아니지만 시장개방, 규제 완화, 국영기업 민영화 등 1990년대 추진했던 자유시장 경제를 포기하고 1980년대의 강력한 정부 주도의 보호주의로 회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두알데 임시대통령은 그동안 아르헨티나에 성장을 가져다주기는 했지만 극심한 빈부 격차를 초래한 자유시장 개혁정책을 맹렬히 비판해 왔다.

아르헨티나의 싱크탱크인 ‘파운데이션 캐피털’의 경제전문가 마르틴 레드라도는 2일 “두알데 임시대통령은 자유시장 정책에서 벗어나 보호주의 체제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는 3일 “아르헨티나가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제 금융기관들과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면서 두알데 임시대통령이 자유시장 경제 포기를 시사한 것에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두알데 임시대통령이 달러화에 대한 페소화의 가치를 30%가량 평가절하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실질적인 환율은 달러당 1.4페소에 이를 것이라고 아르헨티나의 유력 일간 라 나시온이 3일 보도했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2일 아르헨티나 증시의 메르발지수는 지난해 말 폐장 당시보다 9.58% 오른 323.69로 마감됐다. 미 신용평가기관인 JP모건이 매일 시간대별로 발표하는 국가위험지수도 지난해 말보다 무려 800포인트 떨어진 4381 베이스 포인트(bp)를 기록했다.

<정미경기자·외신종합연합>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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