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난 델라루아 대통령,經濟 깜깜했던 무능한 지도자

  • 입력 2001년 12월 21일 17시 51분


20일 사임한 페르난도 델라루아 아르헨티나 대통령(64)은 전임 대통령과는 달리 청렴한 편이었으나 경제난 해소를 위한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한 무능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 같다.

델라루아 대통령은 집권 2년 동안 이렇다 할 경제대책을 내놓지 못했고 국정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는 등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요인이 별로 없었다고 영국 BBC 방송은 평가했다. 델라루아 대통령이 성급하게 비상사태를 선포해 사태를 더 악화시킨 것도 그의 지도력 부재를 보여준다는 것.

실제 그가 99년 선거에서 승리한 이유도 그의 개인적인 인기나 능력이라기보다는 다른 후보들에 대한 반감이 더 컸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 그는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처럼 부패에 연루되지도 않았고 페론주의자나 군부출신도 아닌 중도 좌파출신이어서 국민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설 수 있었다는 것.

하지만 그가 취임할 무렵부터 경제가 기울기 시작했다. 특히 최대의 실책은 도밍고 카발로 경제장관를 기용하면서 전권을 위임하다시피 한 것. 그는 카발로 장관에게 긴급권한을 부여, 실제 대통령은 카발로 장관이라는 소리까지 나왔다.

카발로 장관의 후임으로는 최근 수석 경제고문에 임명된 미겔 키겔 ‘방코 이포테카리오’ 은행장과 다니엘 마르크스 전 경제차관이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카발로 전 장관의 정책을 신랄히 비판해온 인물.

키겔 은행장은 90년대 재정장관을 지내 금융시장에서 존경을 받을 뿐만 아니라 야당인 페론당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마르크스 전 차관은 460억달러에 달하는 외채조정에 직접 관여해왔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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