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동맹, 알카에다 간부들 체포…核보유여부 확인될듯

  • 입력 2001년 11월 16일 18시 38분


미국과 우방국들은 탈레반군의 패퇴로 궁지에 몰린 오사마 빈 라덴이 최후의 저항 차원에서 핵테러 등 추가 테러를 기도할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서방 세계가 특히 경계하는 것은 핵테러. 빈 라덴의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의 카불시내 안전가옥에서 핵무기 제조 관련 서류 및 메모들이 발견된 데 이어, 탈레반 지도자인 무하마드 오마르는 14일 “미국을 파괴하겠다. 신의 도움이 있다면 단기간 내에 그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앞서 빈 라덴은 파키스탄 언론과의 회견에서 “미국이 핵무기를 쓸 경우 우리도 사용할 것”이라며 “우리는 억지력 차원에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물론 미 정부는 알 카에다가 핵물질이나 핵무기 운반수단을 실제로 갖고 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알 카에다 안전가옥에서 발견된 서류와 메모들은 그들이 핵무기 제조를 구체적으로 추진했음을 확인시켜 주지만, 그 정도 수준으로는 핵무기 제조 단계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과학자들의 판단이다.

그러나 옛 소련이 보유하고 있던 핵무기와 고농축 우라늄의 관리가 그동안 매우 부실해이 중 일부가 테러조직에 흘러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서방국들은 경계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미국은 반 탈레반 세력인 북부동맹군이 15일 알 카에다의 일부 고위 간부들을 체포함에 따라 이들에게서 알 카에다의 핵무기 보유 여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사실이 확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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