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核무기감축 합의이후]MD-ABM 접점찾기 ‘숙제’

  • 입력 2001년 11월 14일 18시 45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3일 미-러 정상회담에서 21세기를 맞아 냉전을 청산키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양국간 최대 현안인 미사일방어(MD)체제 및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문제에 대해선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13일 마치 오랜 친구처럼 다정한 모습으로 백악관 공동회견장에 모습을 나타냈던 두 정상은 15일 텍사스주 크로퍼드목장에서 다시 만난다.

▼양국교역제한 풀릴듯▼

▽냉전 청산〓부시 대통령은 워싱턴 회담에서 러시아를 “적이 아닌 동반자이자 우방”이라고 지칭했고 푸틴 대통령도 “우리는 냉전시대의 구각을 종국적으로 탈피키로 했다”고 화답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 일환으로 미-러간 교역을 제한했던 냉전시대 법률을 철폐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략핵무기 감축문제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향후 10년내 전략 핵탄두를 현재의 3분의 2 이상 감축할 것을 제시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우리쪽에서도 상응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감축규모는 제시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양국의 핵탄두를 1500기로 감축하는 안을 제안했었다. 러시아는 약 60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ABM 협정문제〓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ABM 협정에 대해 관점의 차이가 있다”며 “이에 관해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MD체제에 반대하고, ABM 협정은 준수돼야 한다는 러시아의 기본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미 언론은 그동안 이번 정상회담에서 ABM 협정을 유지하되 미국의 MD체제 시험을 허용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해 왔다. 그러나 콜린 파월 미 국무부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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