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1년 11월 14일 17시 18분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제4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일정을 하루 늦추며 치열한 협상을 벌였다.

○…각료회의가 열리고 있는 카타르 도하의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는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99년 시애틀 각료회의의 실패가 이번에도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 이번 협상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인 농산물 수출보조금 문제는 시애틀회의 때도 최종 선언문의 탄생을 가로막은 주요 원인이었다.

이 문제에 강하게 집착하는 프랑스의 프랑수아 유아르 무역장관은 “농산물 수출보조금 폐지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협상을 결렬시키자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도하회의는 개도국들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국제회의다. 개도국들은 수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세를 바탕으로 지적재산권-공중보건 안건에서 선진국들을 강하게 밀어붙였으며 이행문제 해결에 있어서 강경하게 밀어붙여 선진국 진영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특히 인도가 중심이 된 개도국들은 기존 6개 쟁점 분야를 다루는 소그룹 외에 나머지 쟁점들도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세워 기타 의제를 다루는 7번째 소그룹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 참가한 한국대표단은 하루 2∼3시간도 못 자는 강행군을 계속. 대표단은 매일 새벽까지 열리는 주요국 회의를 마치고 돌아와 본부에 전문을 보내고 오전 6시 다시 하루를 시작하는 초인적인 행군을 했다.

밤 11시에는 숙소인 라마다호텔 222호실에서는 한국 대표단의 심야 전체회의가 이어졌으며 폐막예정일이던 13일 밤부터 일정을 하루 연장한 14일까지는 온통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대표단의 한 간부는 “각료회의장인 쉐라톤 호텔은 현대건설이 82년초 우여곡절 끝에 완공한 도하 최고의 호텔이어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 곳이지만 그런 걸 느낄 여유조차 없었다” 고 토로.

<도하(카타르)=김상철기자>sc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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