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임시정부 조속히 수립…탈레반 대체정부 구성키로

  • 입력 2001년 11월 13일 18시 43분


아프가니스탄 반군인 북부동맹이 수도 카불을 점령, 전황이 급진전함에 따라 아프간 내부 및 주변 관련국에서 동시에 ‘포스트 탈레반’ 구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라흐다르 브라히미 유엔 아프간 특사는 12일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 구성을 논의하기 위한 종족 대표자 회의가 곧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 북부동맹 누가 이끄나
- 탈레반 백기 들었나

브라히미 특사는 “아프간 주민들의 인구 구성에 따라 선출된 표본 대표들이 포스트 탈레반 정부 구성을 논의하기 위해 며칠 안에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3일 소집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정부구성안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다.

브라히미 특사는 “과도정부 구성 과정은 아프간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다양한 종족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가능한 한 빨리 한자리에 모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도정부에 탈레반이 참여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종족 대표자 회의 개최 장소로는 제네바와 빈 등 유럽내 중립도시와 터키의 수도 앙카라,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아프간 주변 6개국과 미국 러시아로 구성된 ‘6+2’ 회의의 8개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유엔에서 회동을 갖고 아프간 내 다양한 종족과 정치 세력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과도정부 구성을 위해 노력하자는 데 합의했다.

장관들은 정치적으로 균형 잡히고 자유롭게 선출된 다민족 정부가 카불을 접수하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상황이 의외로 빨리 진전될 수 있다”고 말해 권력 공백으로 인한 부작용을 원천 봉쇄할 거국 임시정부 수립에 박차를 가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라브로프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북부동맹이 카불에서 단독 집권하는 것은 유혈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다양한 종족과 종교집단을 모두 포용하기 위해 광범위한 종족회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제임스 도빈스 아프간 특사는 곧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따라 방문해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 구성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뉴욕에 체류중인 브라히미 유엔특사도 조만간 아프간으로 귀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