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 10개국 5만명 출정 준비

  • 입력 2001년 11월 8일 16시 24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서방 국가들이 잇따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파병을 선언, 다국적군(多國籍軍)의 위용을 갖춰가고 있는 가운데 미 영 정상간 막판 조율이 진행되는 등 전쟁의 향방은 이슬람 금식월 라마단을 불과 1주일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전략상 중대 기로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당초 이번 전쟁에 파병의사를 밝힌 나라는 40개국이 넘지만 개전 한달이 지나도록 영국을 제외하고는 실제로 구체적인 파병계획을 세운 나라는 거의 없었다. 이로써 미군 3만명을 포함해 파병계획이 확정된 나라는 10개국 5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7일 개전 이후 두 번째로 만나 아프가니스탄 군사작전과 새정부 수립, 인도적 지원 등의 문제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한 뒤 “탈레반의 방어망은 더디지만 분명히 무너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8일에도 보좌관들을 물리친 채 비공식 단독회담을 갖고 대 테러전쟁의 다음 단계에 대해 논의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워싱턴에서 쿠웨이트 총리와 만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라크가 이번 전쟁의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공군력 증강을 위해 빠르면 이번주 안에 네번째 항공모함 스테니스호를 아프가니스탄 인근 해역에 파견한다고 워싱턴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현재 이 지역에는 칼 빈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키티 호크 등 세 척의 항공모함이 이미 배치돼 있다.

한편 아무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8일 “미국의 대 테러전쟁이 서방 세계와 이슬람 세계 사이의 문명 충돌로 확산돼 나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무사 사무총장은 ‘유럽-지중해 의회포럼’에 참석해 “테러의 근원은 빈곤과 불평등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며 “유럽과 중동 국가들은 미국 테러사태이후 이슬람 세계에 대해 행해지는 명예훼손 행위를 끝내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양섭·이기홍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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