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日교수 유족 한밭대에 희귀도서 6000여권 기증

  • 입력 2001년 11월 2일 18시 24분


타계한 일본인 교수의 유족이 고인의 유지(遺志)에 따라 희귀 도서 등 6000여권을 한국 대학에 기증한다.

94년 타계한 요시다 마사하키(吉田正昭) 전 일본 주오(中央)대 교수의 부인 요시다 에이코(吉田榮子·74·의사) 여사는 3일 대전 한밭대에 남편의 유품인 인간공학 및 실험심리학 관련 도서 6000여권을 기증할 예정이다.

이번에 기증하는 도서는 구입 원가만 2억원이 넘고 현 시가로 환산할 경우 10억원이 넘는다는 것이 대학측의 설명. 또 1825년 미국에서 발행돼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10권도 채 남아 있지 않다는 심리학 책 등 희귀 도서들도 적지 않다.

요시다 교수는 후각과 미각의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규명했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발행되는 저명 학술 저널인 ‘케미컬 센스’의 편집위원장을 20년이나 지낸 인간공학 분야의 거두로 특히 한국과 인연이 깊다.

아버지가 경성제국대를 다녔고 2차 대전 종전으로 귀국하기까지 경성제국대 교수를 지냈기 때문에 요시다 교수도 서울에서 태어나(1928년) 성장했다. 이런 인연 때문에 그는 생전에 “한국은 자라고 공부한 곳이라 고마우면서도 식민통치를 생각하면 미안한 나라”라며 “죽으면 장서를 한국에 기증하고 싶다”고 말해 왔다는 것.

한밭대 염홍철(廉弘喆) 총장은 “최근 한국에 있는 요시다 교수의 제자들로부터 이 같은 말을 전해듣고 일본으로 유족을 찾아가 도서를 기증해 주면 값지게 쓰겠다고 설득했다”며 “중앙도서관에 ‘요시다 기념문고’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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