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차세대기 보잉 탈락 파장]FX사업 차기정권에 넘길수도

  • 입력 2001년 10월 28일 18시 56분


사상 최대의 군수 프로젝트인 미국의 차세대 통합전투기(JSF) 입찰에서 보잉사가 록히드 마틴사에 패배함으로써 한국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FX) 사업 경쟁구도에도 미묘한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무엇보다 FX사업의 경쟁후보 기종인 F15K를 생산하는 보잉사가 향후 전투기 사업부문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형편에 처하게 됐기 때문이다. 당장 경쟁업체들은 “보잉사가 스스로 손들고 물러날 때가 됐다”며 보잉사의 악재를 역홍보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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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경쟁사 측은 “F15기는 애당초 한 세대 뒤떨어지는 기종이었다”며 “보잉사는 앞으로 F15 생산라인을 폐쇄하고 전투기 부문에서 퇴출될 운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잉사 측은 “JSF 탈락이 FX사업 참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보잉 관계자는 “전폭기인 F15와 제공기인 JSF는 그 역할과 기능이 전혀 다르고, 미 공군이 향후 30년 동안 F15 전투기를 운영할 계획인 만큼 후속 군수지원 등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보잉사가 JSF에도 보조계약자로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 측은 일단 보잉사의 JSF탈락이 FX사업 추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보잉사가 앞으로 협상과정에서 유화적인 자세로 나올 수도 있다”며 보잉사가 최종 가격협상에서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다만 FX사업의 유력 후보업체였던 보잉사의 JSF 탈락은 가뜩이나 사업추진에 부담을 느껴온 국방부에 기종선정을 더욱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방부로선 당초 7월로 잡혀있던 FX 기종선정 목표시한을 내년으로 늦춘 데다 사업 자체를 아예 차기 정권으로 넘기는 방안까지 고려했기 때문이다.

보잉사의 JSF 탈락을 만회해주기 위해 미 정부 차원에서 한국 정부에 F15K 구매 압력을 더욱 거세게 가해올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1월 중순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 정부가 신경을 쓰고 있는 이유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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