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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7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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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은 “탈레반이 증거를 요구하지 않고 빈 라덴을 인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 제의는 와킬 아메드 무타와킬 탈레반 외무장관의 파키스탄 방문 과정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신문은 파키스탄 군 지도부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그러나 미국측은 이 제의를 무시하고 탈레반 지도부내 균열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측이 온건파로 간주되는 무타와킬 외무장관에게 지도부내 온건파를 규합하라고 설득하려 하고 있으며 무타와킬 장관은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직접회담을 요구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도 17일 무타와킬 외무장관 등 탈레반 내 온건파들이 빈 라덴을 인도하도록 탈레반 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를 설득하고 있다고 파키스탄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공습이 이 같은 탈레반 지도부 내 분열을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16일 파월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탈레반 이후의 아프가니스탄 새 정부 수립 방안과 관련해 파키스탄은 북부동맹이 실질적인 대표권을 행사하는 정부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북부동맹 정부가 들어서면 아프가니스탄은 다시 내전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반면 그동안 북부동맹을 지원해온 인도는 탈레반에 이어 다시 친파키스탄 경향의 정부가 아프간에 수립되는 데 대해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탈레반 이전 나지불라 정권을 이끈 부르하누딘 라바니 전 대통령이 수반으로 있는 북부동맹은 미국의 탈레반 공격에 호응해 카불로의 진격을 서두르며 새 정부 수립에 가장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이슬라마바드(파키스탄)〓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