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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4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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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은 미국의 폭격에 따른 민간인들의 참상을 전달하기 위해 CNN, BBC, AFP, AP 등 주요 언론사에서 파견된 외신기자단 20명을 14일 새벽(현지시간) 수도 카불 동부 잘랄라바드로 초청했다.
이틀간의 체류 비자를 받고 입국한 외신기자들이 주로 둘러볼 곳은 잘랄라바드에서 서쪽으로 40㎞ 떨어진 카담 마을. 탈레반은 카담에 군사시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군의 폭격을 받아 민간인 160여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탈레반 외무부의 아티크 울라 카지즈 대변인은 외신기자단을 맞아 “여러분은 미국의 잔악한 공격에 따른 파괴와 피해 상황을 직접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을 통째로 잡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자들은 숙소인 화이트마운틴 호텔 근처에서 미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3차례 강력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으나 탈레반 병사들은 폭발음이 들리는 방향을 향해 우습다는 듯 코웃음을 쳤으며 심지어 춤을 추기도 했다고 전했다.
토르크함 접경을 통해 잘랄라바드에 입국한 기자들은 “파키스탄 국경으로 넘어가는 난민들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면서 “대부분 10대로 보이는 탈레반 전사들은 1주일간의 미군 공습에도 위축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13일 아프가니스탄 공습 과정에서 주거지역에 오폭을 한 사실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국방부는 성명에서 “카불 잘랄라바드 등의 주거지역에 폭탄을 투하했다”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