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난 '꽁치외교']年 350억 황금어장 '눈뜨고 날릴판'

  • 입력 2001년 10월 12일 18시 33분



남쿠릴열도 주변 수역에서 한국어선의 조업이 금지될 경우 한국에 미칠 피해는 예상외로 클 전망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10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대체어장’ 마련이 불투명하고, 일본과 러시아를 압박할 ‘대안’도 없어 고민은 더 크다.

▽직간접 피해액 1000억원 넘어〓남쿠릴열도 수역에서 한국어선 조업이 내년부터 금지되면 당장 꽁치수급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꽁치값도 크게 뛸 것으로 보인다. 오징어나 갈치와 달리 한국 주변 바다에서는 꽁치어장이 수년간 형성되지 않아 훨씬 비싼 외국산꽁치 수입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

한국 어선들은 남쿠릴열도 주변 수역에서 99년과 지난해에 각각 1만2764t, 1만4440t의 꽁치를 잡았고 올해는 현재까지 1만3900t(연간 어획쿼터 확보량은 1만5000t)을 잡았다.

1만5000t에 대한 어획 쿼터량을 포기할 경우 직접적인 피해액은 연간 350억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물가상승을 유발하고 수산물 수입가격 책정을 상대방 국가에 고스란히 넘겨준다는 점 등을 고려할 경우 피해액은 1000억원대를 훨씬 넘을 것으로 관련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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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어장’ 말 뿐〓해양수산부는 꽁치분쟁이 확산된 12일까지도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본 및 러시아측과의 협상에 내놓을 전략 자체가 마땅치 않다는 것.

해양부 당국자는 “남쿠릴열도 수역에서 조업이 금지될 경우 일본 산리쿠 수역을 대안으로 상정할 수 있으나 이마저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대안 없음’을 내비쳤다.

대체어장으로는 우선 일본 산리쿠 수역이 꼽히나 일본은 현재까지 산리쿠 수역에 대한 조업허가증을 내주지 않아 우리 어선들이 조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남쿠릴열도와 산리쿠 수역에서의 조업이 불가능해질 경우 북쿠릴 수역이나 연해주 수역 등에서 대체어장을 확보하겠다고 말하고 있으나 현실적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부 내에서도 회의적 시각이 많다.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해법마련은 쉽지 않을 듯〓정부는 15일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 의제에서 이 문제를 거론할 방침이다.

그러나 일본이 이 문제에 집착하는 정도를 감안하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방한 때 특별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지배적 시각이다.

특히 고이즈미 총리가 불과 반나절밖에 안 되는 형식적 방한을 하는 데다 일본 내 정치사정 등을 감안하면 이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안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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