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참사 한달]5465명 희생…뉴욕경제 피해 1000억달러

  • 입력 2001년 10월 10일 18시 33분


11일로 미국 테러가 발생한 지 꼭 한 달이 됐다. 테러 발생 26일 만인 7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에 대해 대대적인 공습을 개시한 미국은 비행기 자살 테러와 관련된 수사 및 뉴욕 세계무역센터 붕괴 피해복구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수사 진행 상황〓존 애시크로프트 법무장관은 8일 “현재 비행기 테러와 관련돼 체포나 구금된 사람은 614명이며 수배중인 인물은 229명”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 카이다와 관련된 인물은 150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은 빈 라덴이 뉴욕-워싱턴 테러에 관련됐다는 결정적 증거를 이미 확보했으며 탈레반 공습을 시작하기 전에 이 증거들을 동맹국들과 중동국가들에 전달했다.

이 중 가장 확실한 증거는 아메리칸항공(AA)11편을 세계무역센터에 충돌시킨 주범 모하마드 아타 등이 1999∼2000년 아프가니스탄 내 알 카이다 테러조직의 훈련 캠프를 방문, 훈련을 받았다는 사실. 당시 아타가 알 카이다의 2인자인 아이만 알 자와리와 만난 증거도 입수됐다. 또 비행기 납치범들 중 3명이 남은 공작자금 1만5000달러를 테러 48시간 전에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는 빈 라덴의 연락책 계좌로 송금한 사실도 드러났다.

FBI는 “9·11 연쇄테러 수사의 초점이 알 자와리와 역시 빈 라덴의 최측근인 모하메드 아테프에 모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제경찰기구인 인터폴은 이달 초 알 자와리에 대한 사전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사망자 발굴 및 피해 복구〓테러 직후 1만명이 넘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돌았던 희생자 숫자는 9일 현재 5465명으로 최종집계됐다. 세계무역센터 붕괴로 실종된 사람이 4815명이며확인된 사망자는 417명으로 뉴욕에서만 5200여명이 희생됐다. 워싱턴 국방부 청사 테러로 숨진 189명과 펜실베이니아주 여객기 추락으로 사망한 44명은 변동이 없다.

붕괴된 뉴욕시 건물들의 잔해를 치우는 작업은 진척이 매우 더딘 상황. 뉴욕소방당국은 “120만t에 달하는 전체 잔해의 10분의 1도 치우지 못했다”며 “앞으로 1년은 넘게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시체 발굴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잔해제거작업을 조심스럽게 진행하는 데에도 원인이 있다.

경제적 피해상황도 엄청나다. 뉴욕시는 테러로 인해 시 경제가 향후 2년에 걸쳐 약 1000억달러의 직간접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조지 파타키 뉴욕주지사는 9일 발표한 ‘뉴욕과 미국의 재건계획’을 통해 지하철 등 사회기간시설 복구 및 세계무역센터 건물 재건축에 대략 340억달러, 뉴욕 경제 회복을 위한 투입자금 200억달러 등 총 540억달러를 연방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00억달러는 이미 의회가 승인했고 340억달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원을 약속했다.

또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시 세입에서 10억달러가 감소할 것에 대비해 관공서 지출의 15%를 삭감하라”고 지시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