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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0일 0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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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공습 개시 이후 공식 브리핑을 통해 수차례 강조했듯이 미국은 공습의 한계를 잘 알고 있다. 현재 공습은 대공기지 등 방공망 파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따라서 본격적인 테러 응징과 테러배후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 신병 확보 임무는 지상군에게 맡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여러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상군 작전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제101공수사단과 제160특수작전 항공연대에 16일까지 해외에 배치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추라는 명령을 내렸다.
미국의 첫 공습 시기를 거의 정확하게 예고한 북부동맹의 압둘라 압둘라 외무장관은 8일 “미국이 48시간 내에 지상작전을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9일 미국의 델타포스와 영국의 SAS 등 특수부대들이 이미 아프가니스탄 내부에서 북부동맹과 함께 다음 단계의 작전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단 지상전이 개시되면 미영 연합군의 대리전 병력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이는 북부동맹은 미국 공습을 계기로 탈레반에 대해 전면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9일 미국이 이번 주말까지 공습을 마무리한 뒤 곧이어 다음 단계로 중동과 중앙아시아 등 아프가니스탄 인근에 대규모 지상군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라고 국방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에 추가 배치되는 지상군은 먼저 육군 제10산악사단 1000명이 이미 우즈베키스탄에 투입된 사단병력 1000명과 합류하게 된다. 코소보와 보스니아에 주둔하고 있는 각각 5300명과 3600명의 미국 평화유지군도 이동 배치된다.
또 1991년 걸프전에서 활약했던 부대 일부도 투입된다. 파키스탄 인근 해역에 배치된 군함들과 이집트에는 이미 각각 2200명과 2만3000여명의 병력이 지상작전 개시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테러보복 공격을 지원하기 위해 1일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기지를 떠난 미 항공모함 키티호크호도 지상군 투입작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키티호크호는 페르시아만 인근에서 제160특수작전 항공연대 소속의 헬리콥터들을 태운 뒤 파키스탄 인근 아라비아해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국방부 관리들은 전했다. 이 헬리콥터들은 지상작전이 개시되면 파키스탄 내 공군기지에서 대기 중인 특수부대원들을 태우고 아프가니스탄 내부로 침투하게 된다.
그러나 지상군 투입이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위험한 지형에 섣불리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막대한 병력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
걸프전의 경우 미국이 1991년 1월 17일 공습을 개시한 후 2월 24일 지상군을 투입하기까지는 무려 40일 가까이 걸렸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