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공습후 아프간 표정]탈레반 “반드시 복수”

  • 입력 2001년 10월 8일 18시 53분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와 테러 배후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은 7일 저녁(현지시간)부터 시작된 미국의 보복공격 직후 무슬림들에게 미국에 대한 지하드(성전)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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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라덴-오마르 살아있다”

오마르는 “미국에 대한 지하드는 무슬림의 의무사항”이라고 말했다고 UPI통신이 8일 전했다. 빈 라덴은 미리 준비해놓은 비디오를 통해 무슬림에게 “이제 세계는 믿음과 불신의 두 진영으로 갈라졌으며 모든 무슬림은 종교를 지켜야 한다”면서 미국에 대한 지하드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이 비디오는 카타르의 알 자지라 TV에서 방영됐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측도 ‘복수’를 외쳤다. 압둘 살람 자에프 파키스탄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는 8일 “이번 (미국과 영국의) 야만적 공격은 아프간인을 단결시킬 것”이라면서 “아프간인들은 새로운 식민적 기도에 저항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파키스탄 페샤와르에 주재하는 마울비 나지불라 아프가니스탄 총영사는 이날 “카불과 칸다하르와 연락해보니 미국의 공격으로 별로 손상되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탈레반 군사들은 복수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자에프 대사는 “공습하는 미국 영국 전투기 가운데 1대가 격추된 것이 확실하며 3대가 추가로 격추됐다는 소문이 있다”고 이날 말했으나 기자들이 증거를 요구하자 웃음을 터뜨렸다. 미국측은 이를 부인했다.

텔레반 군은 카불 북쪽 60㎞ 지점에 2000명의 병력을 추가 투입해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를 인용해 DPA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3차 공습이 마무리된 직후인 이날 오전 카불의 시장들은 평소처럼 문을 열었다. 주민들은 공습피해를 살피기 위해 밖을 둘러보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카불 시내 네곳의 병원을 찾은 부상자는 없었으며 카불 공항은 문을 닫았다.

한편 집권 탈레반의 저항세력인 북부동맹은 카불에서 북쪽으로 40㎞ 떨어진 곳에 있는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주변 산에 있는 탈레반 군 기지를 다연발 로켓포로 공격했으며 탈레반 군은 소련제 BM21 로켓포로 응사했다.

북부동맹의 공격은 미국과 영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이 시작된 지 한 시간 후인 7일 밤 10시(현지시간)부터 8일 오전 3시까지 계속됐다.

북부동맹 관계자는 “카불까지의 진격은 머지않아 이뤄질 것이지만 카불 부근은 탈레반이 경비를 강화한 곳이어서 점령하는 데까지는 수주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홍권희기자·두샨베〓김기현특파원>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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