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회 ‘Show the flag’ 해석 논쟁

  • 입력 2001년 10월 5일 23시 05분


4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간 나오토(菅直人) 민주당 간사장이 ‘Show the flag’라는 표현의 해석을 놓고 영어사전까지 들춰가며 논쟁을 벌였다.

이 표현은 미국 테러참사 발생 4일 뒤인 15일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이 야나이 순지(柳井俊二) 주미 일본대사를 만나 테러 보복공격에 대한 일본의 지원을 요청할 때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 나오토 간사장은 이날 회의장에서 고이즈미 총리에게 혹시 이 표현의 뜻을 알고 있는지 물었다. 고이즈미 총리는 “말 그대로 ‘깃발을 보여달라’는 뜻이 아니냐”고 답했다. 그러자 간 나오토 간사장은 영어사전을 펴보이며 “그게 아니라 ‘태도를 분명히 하다’ ‘지지를 표명한다’는 뜻의 숙어”라고 반박했다.

정부의 자위대 파병 방침을 비판해온 민주당 간사장으로서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지원한다며 자위대 파병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혹시 아미티지 부장관의 말을 오해해서 생긴 것이 아니냐고 공격한 것. 미국이 협조를 당부한 것을 일본의 깃발, 즉 일장기를 단 자위대를 파병하라는 뜻으로 잘못 해석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뜻이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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