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그룹 사우디 美 사령부 건설

  • 입력 2001년 9월 23일 19시 00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공습을 위한 전방 사령부로 사용할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군기지가 얄궂게도 오사마 빈 라덴의 가문이 운영하는 ‘사우디 빈 라덴 그룹’에서 건설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의 공군기지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남동쪽으로 80㎞ 떨어진 사막에 위치한 ‘프린스 술탄’ 기지. 미 공군작전사령부 사령관인 찰스 왈드 중장이 이곳에서 공습작전을 지휘한다.

미군들이 ‘모래상자’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이 기지에는 5000명의 미군과 400대의 미군기가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미군기지 중 가장 안전한 곳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전체 면적이 360㎢나 된다.

91년 걸프전 때 미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주하면서 미국에 완전히 등을 돌린 빈 라덴은 이번에는 가족들이 건설한 기지에서 출발한 미군기의 공격을 받는 신세가 된 것. 빈 라덴 가문은 오사마 빈 라덴을 ‘가문의 검은 양’으로 규정해 축출했다.

한편 빈 라덴의 형제 3명이 15∼16일 프랑스 남부 해안도시 칸의 별장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프랑스의 르몽드지가 23일 보도했다.

프랑스 정보 소식통들은 빈 라덴의 형제들은 미국을 상대로 한 테러가 가문이 운영하는 ‘사우디 빈 라덴 그룹’에 미칠 여파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대책회의에는 스위스에 거주하고 있는 예슬람 빈 라덴(51)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무하마드 빈 라덴(54), 이브라힘 빈 라덴(43)이 참석했으며 그룹에 재정적 보복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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