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특수부대 아프간 진입…카불근처서 첫 총격전

  • 입력 2001년 9월 23일 18시 16분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에 착륙하는 F18 전투기와 승무원들 모습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에 착륙하는
F18 전투기와 승무원들 모습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위해 육해공 군사력을 속속 주변 지역에 투입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과 미국의 특수부대가 이미 아프가니스탄에 진입해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소규모 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23일 “탈레반 정권을 아프가니스탄에서 축출하는 것이 미국의 목표”라고 말했다. 미 정부가 탈레반 정권의 전복을 언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이스 보좌관은 이어 “유엔의 승인이 있어야만 미국이 공격을 개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혀 10월1일로 예정된 대(對) 테러 유엔 총회가 열리기 이전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을 시작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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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 ABC방송은 22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를 순방하는 동안(22∼27일)은 교황청의 요청에 따라 미국이 군사행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지는 23일 영국 SAS 특수부대원들이 미 중앙정보국(CIA) 및 영국 해외정보국(MI6) 요원들과 함께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을 찾기 위해 1주일 전 아프가니스탄에 침투했으며 SAS 대원 일부가 21일 오후 수도 카불 근처에서 탈레반 병사들과 첫 번째 총격전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영국 더 선지의 일요판 신문인 뉴스 오브 더 월드는 MI6 요원들이 빈 라덴의 소재를 이미 파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인 압둘 살람 자에프는 “빈 라덴이 이틀 전부터 실종됐으며 현재 우리는 그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라이스 보좌관은 “우리는 빈 라덴이 실종됐다는 탈레반측의 언급 때문에 공격을 단념하지 않겠다”면서 미국측의 공격 강행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한편 미국은 제82공수사단과 제101공수타격사단 선발대를 파키스탄의 퀘타, 데라이스마일, 바데베르 기지에 파견했으며 우즈베키스탄에도 정찰장비를 탑재한 미 항공기와 헬기를 보냈다고 미 언론이 22일 전했다.

미국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B52 폭격기를 루이지애나주 박스데일의 공군기지에서 모처로 출동시켰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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