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범 사법처리 우선해야”…갤럽 30여개국 여론조사

  • 입력 2001년 9월 20일 19시 07분


미국과 이스라엘을 제외한 세계 30여개국 국민 대다수는 미국이 테러 응징을 위해 무력공격을 하기보다는 사법처리를 먼저 추진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파키스탄에서는 62%가 ‘미국의 공격에 동참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갖고 있어 파키스탄을 경유한 미국의 지상전 전개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갤럽 인터내셔널(www.gallup-international.com)은 14∼18일 미국 한국 이스라엘 파키스탄과 유럽 14국, 동유럽국 등 30여개국의 성인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0일 이같이 발표했다.

한국 갤럽이 15일 1066명에게 전화로 설문조사한 결과 ‘미국은 사법처리를 우선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이 53.8%, 무력 공격을 지지한 사람은 37.7%였다. 또 미국이 군사공격을 개시하면 ‘한국이 동참해야 한다’는 의견은 46.1%로 ‘동참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 41.5% 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30여개국 국민이 테러 사건을 처음 듣게 된 것은 대부분 발생 후 3시간 이내인 것으로 나타나 ‘지구촌 시대’를 실감케 했다. 뉴스를 처음 접한 매체는 TV가 압도적이었으며 인터넷으로 소식을 알게 된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영국 덴마크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 국가에서는 미국의 무력 공격을 지지한 비율이 높았다. 또 대부분 국가에서 응답자의 50% 이상이 ‘미국의 외교정책이 테러 사건과 연관돼 있다’고 답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집권 후 강경 외교 노선에 대한 거부감을 보였다.

한국 콜롬비아 멕시코 등 경제상황이 나쁜 국가에선 응답자 중 80% 이상이 이 사건으로 세계 경제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에서는 40% 가량만이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해 대조를 보였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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