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 대참사]무역센터서만 1만명 희생된듯

  • 입력 2001년 9월 12일 22시 44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워싱턴과 뉴욕에 가해진 동시다발테러의 희생자 수를 ‘수천명’이라고 밝힌 가운데 12일(현지시간) 날이 밝자 뉴욕 세계무역센터 붕괴현장에서 대대적인 생존자 구조 및 사망자 발굴작업이 시작됐다.

뉴욕시 당국은 수십대의 크레인과 불도저를 동원해 인명 구조작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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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방송들은 이날 오전 세계무역센터 붕괴 현장에서 6명의 생존자가 발견됐다며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매몰된 생존자들이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구조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조요원들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손상된 시체들이 검은 먼지 더미 위에 나뒹구는 아비규환의 현장을 목격하고 전율했다고 전했다.

자원봉사자로 구조활동에 나선 조지프 카루소는 “피묻은 옷가지와 시체에서 떨어져 나온 살점으로 여겨지는 것들이 온 사방에 널려 있었다”고 현장의 참혹한 모습을 전했다.

검은 먼지로 뒤덮인 잔해더미에서 12시간동안 구조작업을 편 소방대원 루디 웨인들러는 단 4명의 생존자만 구조할 수 있었다면서 “대신 목격한 시체가 모두 몇 구인지 그 숫자조차 잊어버렸다”고 말했다.

토미 톰슨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은 “긴급 국가의료체제를 발동해 미 전역에서 7000여명의 의사 간호사 약사 등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을 뉴욕과 워싱턴에 가능한 한 빨리 파견하기로 했다”면서 “전국에 있는 복지부 산하 80개의 구호팀이 모두 현지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사망자수와 관련,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의 상주 인구가 4만명 가까이 된다는 점에서 이곳에서만 1만명이 숨졌을 것이란 외신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최소한 국방부 청사에서 800명, 피랍 비행기 탑승객 266명, 세계무역센터에 출동한 소방관 200여명이 숨진 것은 확실하다.

▼美, 全軍 비상경계령▼

한편 미 정부는 이에 앞서 해외주둔군을 포함해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렸으며 중동지역 일부 공관을 폐쇄했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세계 전역의 미군 기지들에 테러범의 공습이 발생했거나 발생할 수 있는 상태를의미하는‘스레트콘델타(Threatcon Delta)’가 발효됐다고 전했다.

미 해군은 항공모함 2척을 워싱턴과 뉴욕 부근의 미 동부 해안에 배치해 유사시 즉각 대응 태세를 갖추었으며 항공모함과 프리깃함을 포함한 군함 15척을 미 서부 해안과 하와이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미국내 모든 공항의 비행기 이착륙을 12일 정오(한국시간 13일 오전 1시)까지 전면 금지해 세계 항공업계의 여객과 화물 운송에 큰 혼란이 빚어졌다. 워싱턴과 뉴욕시는 테러 직후 전시가 아닌 평시로서는 처음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뉴욕〓김순덕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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