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시다발 테러]무역센터내 한국기업 상당수 입주

  • 입력 2001년 9월 12일 02시 19분


◇주재원 피해 가능성 커

초대형 동시다발 테러로 무너져 내린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에는 일부 한국기업 및 기관 사무실이 들어서 있다. 사건이 발생한 시간이 오전 출근시간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고로 일부 한국 주재원들이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 한국교민 가운데 피해자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보 경제부가 12일 새벽까지 취재한 결과 LG투자증권 현대증권 동원증권 LG화재보험 대한투자신탁증권 한국투자신탁의 현지 지점이나 사무소가 사건이 발생한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입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행정자치부 산하 지방자치단체 국제화재단과 경기도 투자유치사무소도 이 건물에 들어 있는 것으로 취재됐다.

경기도 투자유치사무소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는 황성훈씨는 본보와의 국제통화에서 “오전 8시50분경 사무실에 들어가기 직전에 비행기가 건물에 충돌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비행기가 들이받은 곳은 현대증권 사무실이 있는 쪽이었다”고 밝혔다. 황씨는 “현대증권 직원은 3명이고 국제화재단에는 평소 7명이 근무하고 있었다”며 “이 가운데 몇 명이나 출근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금융기관 등에서 일하는 한국인 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무역협회 뉴욕사무소는 사고건물에서 꽤 떨어진 뉴욕의 ‘파크 애비뉴’에 있다. 또 삼성 LG 등 대기업들의 뉴욕 현지법인 사무실은 이번에 사고가 난 지역과 다소 떨어진 뉴저지 지역에 몰려 있어 일단 직접적 피해가 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현지법인에 긴급히 상황을 파악한 결과 아직 삼성 계열사 및 직원들의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등 경제부처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무역협회 등은 이날 밤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관계 인사들의 피해상황 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전화 인터넷 등 현지와의 연락이 일절 되지 않아 상황파악에 애를 먹으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각 기업들도 미국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의 안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이날 밤 해당부서 임직원들이 긴급출근해 계속 현지와의 접촉을 시도했다.

KOTRA 뉴욕사무소에서 근무하다 최근 귀국한 김태칠 과장은 “일부 한국기업이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들어서 있지만 뉴저지 쪽에 더 많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LG투자증권 목석균 현지법인장은 “직원들이 대피했다”고 서울 본사에 전화로 긴급 보고했으나 곧 전화가 끊겼다.

<박원재·김광현·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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