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고교사 ‘한국수학여행가이드’ 발간 눈길

  • 입력 2001년 9월 4일 18시 41분


한국이 요구한 대로 일본의 역사교과서를 만들면 어떻게 될까.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 일본에서 출간됐다.

전현직 중고교 교사 100여명이 만든 일본의 ‘평화·국제교육연구회’는 과거 일본의 한국침략과 가해 역사를 상세히 담은 64쪽짜리 ‘한국수학여행 핸드북’(평화문화출판사)을 최근 펴냈다.

7명의 집필자 중 한 명인 오키무라 다미오(沖村民雄·53) 교사는 “일본 학생들이 일제의 식민지배와 이에 맞선 한국인의 독립운동은 알고 한국 수학여행을 떠났으면 하는 생각에서 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 책은 ‘일본의 침략과 한국합병’에서 “1905년 11월 일본군이 왕궁을 포위하고 있는 가운데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조선 정부의 각료회의장에 나타나 외교권을 포기하는 을사조약에 서명하라고 윽박질렀다”고 기술했다. 또 “조선총독부의 지배는 너무나도 가혹했다”며 군위안부, 강제 징병 및 징용, 창씨개명, 황국신민화정책 등을 열거했으며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대해서는 “일국의 왕비를 살해한 폭거였다”고 규정했다.

안중근(安重根) 윤봉길(尹奉吉) 유관순(柳寬順) 윤동주(尹東柱) 등 일제에 저항했던 인물의 생애와 주장 등을 기념관, 생가, 시비(詩碑) 등의 사진을 곁들여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 탑골공원 서대문독립공원 제암리교회 나눔의 집 독립기념관 등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일본군이 과거에 저지른 학대, 강제연행과 강제노동, 성노예 등의 사실을 직시하고 희생자를 추도하며 소송을 지원하자”고 촉구했다.

오키무라 교사는 “일본의 아시아 침략을 정당화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한일 청년간 교류가 더 늘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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