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참배 밀약설'…전몰자 유족단체에 약속

  • 입력 2001년 8월 9일 18시 41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전몰자 유족단체에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기로 4월 약속했었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9일 보도했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당시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선 그는 지지표를 얻기 위해 나카이 스미코(中井澄子) 일본 유족회장과 부회장인 모리타 스구오(森田次夫) 참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총리가 되면 반드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 유족회는 전몰자 유족 104만명을 대표하는 단체로 회원 중 11만여명은 자민당원이다.

이 신문은 또 고이즈미 총리의 부친인 고이즈미 준야(小泉純也·작고) 전 방위청장관이 지역구인 가고시마(鹿兒島)현에 만든 비행장이 ‘자살특공대’를 떠나보낸 장소로 이용된 데다 특공대원이었던 친척의 위패가 야스쿠니 신사에 있어 고이즈미 총리가 신사 참배를 하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연립 3당 간사장은 10일 모임을 갖고 고이즈미 총리에게 참배 계획을 재고하거나 적어도 8월 15일은 피하도록 권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등 야 4당도 9일 참배를 반대하기로 뜻을 모은 다음 총리에게 이 같은 의견을 전했다.

여야 지도부의 이 같은 움직임과는 달리 100여명의 여야당 의원은 7일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실현하기 위한 초당파 모임’을 구성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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