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와 ABM-MD 빅딜 추진

  • 입력 2001년 7월 26일 18시 48분


러시아가 미국과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과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개정을 놓고 ‘빅딜’을 시도하고 있다고 25일 러시아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동안 미국의 MD구축과 ABM 협정 개정에 완강히 반대해온 러시아는 이에 동의하는 대가로 핵무기 추가 감축이나 경제지원 등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영 NTV 방송은 국방회의 서기를 지낸 안드레이 코코신 하원의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는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경제분야에서 ‘최혜국 대우’ 등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려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일간 코메르산트데일리는 “미국이 전략 핵무기의 추가 감축에 합의한다면 러시아도 ABM 협정 개정에 동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를 방문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루샤일로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은 MD 구축을 위해 러시아의 동의를 (무한정) 기다리진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전략핵무기 감축논의는 빠르게 진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또 “양국은 푸틴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는 10월 상하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나 11월 미 텍사스 회동에 앞서 MD와 전략핵무기 감축에 관한 협상을 마무리할 생각”이라며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내달초 전문가급 회담을 시작하고 곧이어 장관급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NTV는 내달 7∼8일 유리 발루예프스크 총참모부 제1차장을 대표로 한 러시아 협상단이 워싱턴을 방문하고 13∼14일엔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협상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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