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7월 5일 18시 4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인종과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연방 대통령이 국제전범재판소 법정에 선 데 이어 카를로스 메넴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이 4일 기소됐다. 페루 정부는 일본에 망명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처벌하기 위해 귀국시키려고 집중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후지모리 전 페루대통령〓알레한드로 톨레도 페루 대통령 당선자는 4일 일본 정부에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신병 인도를 촉구했다고 교도통신이 5일 보도했다.

유럽을 여행 중인 톨레도 당선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나카야마 다로(中山太郞) 전 일본 외상을 만나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신병이 페루에 인도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교도통신은 “톨레도 당선자가 자신의 요구를 일본 정부에 전해달라고 자민당의원인 나카야마 전 외상에게 요청했으며 나카야마 의원은 이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에게 전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부패 스캔들이 불거지자 지난해 10월 일본으로 도피한 뒤 팩스를 통해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페루 정부는 후지모리 정권의 부정부패와 인권유린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일본측에 신병 인도를 요구하고 있다.
페루의 일간지 엘 코메르시오는 루이스 마키아베요 주일 대사의 말을 인용, 페루 정부가 후지모리의 신병을 인도받기 위해 국제적인 중재를 모색할 방침이라고 4일 보도했다. 국제 중재의 주된 목적은 후지모리의 국적이 일본인지, 페루인지를 가리기 위한 것. 일본인 2세인 후지모리는 일본과 페루의 국적을 모두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수사나 히구치가 4일 후지모리가 1250만달러를 도쿄은행 계좌로 빼돌렸다고 주장해 페루 정부의 후지모리 인도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페루 국회의원인 히구치씨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1990년대 초 수차에 걸쳐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인들이 가난한 페루 어린이들을 위해 기탁한 돈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메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4일 사법당국에 의해 기소된 메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분쟁당사국에 무기를 수출할 수 없다는 국제협약을 어기고 1995년 크로아티아와 에콰도르에 1억달러어치의 무기 6500t을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메넴이 관여한 무기판매회사는무기수출 대금 가운데 국고에 입금된 4000만달러 이외의 돈의 행방이 묘연한 나머지 6000만 달러를 뒤로 빼돌렸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올해 70세인 메넴이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3∼10년의 가택연금형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이미 메넴의 전부인의 동생 에미르 요마 전대통령 보좌관, 안토니오 에르난 곤살레스 전 국방장관, 마르틴 발사 전육군참모총장 등 3명이 구속기소됐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