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셔 백악관대변인 과로로 졸업식장서 잠시 쓰러져

아리 플라이셔 미국 백악관 대변인(40·사진)이 22일 자신의 모교인 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 연설을 하다가 실신하는 소동을 빚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뉴욕 외곽의 폭스레인 고교 졸업식에 참석해 연설을 하다, 78년도 졸업앨범의 한 구절을 낭독하던 중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20초 가량 말을 잇지 못하더니 쓰러졌다.

행사진행요원과 의료진들은 그의 양복을 벗기고 넥타이를 푼 뒤 맥박을 재는 등 긴급조치를 취하느라 법석을 떨었다. 그러나 플라이셔 대변인은 의료진이 산소호흡기를 갖다 대는 것을 거부한 채 5분 정도 누워 있다가 다시 단상에 올랐다.

그는 놀라 웅성거리던 청중들에게 “이곳이 이렇게 후텁지근한 이유가 나 때문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농담으로 연설을 마쳤다.

그는 CNN 방송 등과의 회견에서 “졸업식장이 너무 덥고, 단상의 조명이 강했던 데다 아침을 제대로 먹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가 백악관 대변인으로서 노련한 출입기자들의 질문공세에 대처하느라 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됐던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한편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23일 연설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 74세인 카스트로 의장은 TV로 생중계된 대중집회에서 6만여명의 군중에게 연설을 하다 갑자기 쓰러졌으나 10여분 후 의식을 회복, “나는 괜찮다”고 말한 뒤 연설을 끝마쳤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