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M협정 지지 방한 뜻밖의 선물"…러 언론 "성공적"평가

  • 입력 2001년 2월 28일 18시 42분


“성공적이다.”

러시아 언론은 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한국 방문이 예상보다 큰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당초 러시아가 가장 중요한 의제로 여겼던 경제협력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폭넓게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공동성명에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의 보존과 강화’를 명시하는 ‘뜻밖의 선물’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민영 NTV는 “양국 정상이 ABM협정에 대한 지지를 나타낸 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NTV는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구축에 대해 한국이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고 해석했다.

관영 RTR 방송도 “공동성명에 ‘ABM협정 지지’가 포함된 것은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가 ‘전략적 안정’이었다는 점에서 이해된다”고 풀이했다. 이어 방송은 “양국이 주요 의제에서 이견이 없었으며 한국은 ABM협정 유지를 지지하고 러시아는 한국의 대북정책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당초 기대를 걸었던 경제협력 논의에 대해서도 만족해하는 표정이다. 관영 이타르타스 통신은 “한국이 7억달러 규모의 러시아 방산물자 구입에 합의했으며 연내에 전문가들을 러시아에 보내 구입 대상 품목에 대한 평가와 선정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번 방산물자 구입 합의가 경협자금 상환뿐만 아니라 추가로 한국에 무기를 수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매체들은 한―러 양국 정상이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 및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의 연결 등 주요 경제현안을 논의했기 때문에 그동안 부진했던 양국의 경제협력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도 표시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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