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메이커 에로스 착륙 의미]성공확률 1% '미션 임파서블'

  • 입력 2001년 2월 13일 18시 38분


미국의 무인 우주탐사선 슈메이커(정식 명칭 NEAR―슈메이커)의 소행성 에로스 착륙은 전문가들조차 “성공 가능성이 1%에 불과하다”고 여기던 어려운 시도였다. 그야말로 ‘미션 임파서블’을 완수한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등 우주탐사 관계자들은 기대하지 않았던 성공에 크게 고무됐다. ‘지구 인접 소행성 랑데부(NEAR)’ 계획에 따라 발사된 슈메이커는 목표보다 10배 이상 많은 무려 16만장의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는 등 임무를 초과완수한 상태에서 ‘보너스 임무’인 착륙에까지 성공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2억2000만달러)과 평균제작기간의 5분의1 수준인 짧은 기간(26개월)에 제작된 슈메이커가 큰 성과를 올림으로써 앞으로 우주탐사에 대한 전망이 밝아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슈메이커의 에로스 착륙은 NASA의 지원을 받은 미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연구소(APL)가 주도, 민간연구소가 주도한 첫 번째 천체 착륙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슈메이커의 착륙이 불가능해 보였던 이유는 2가지였다. 우선 슈메이커 제작을 맡은 APL은 슈메이커를 연구용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바퀴를 비롯한 착륙장치를 부착하지 않았다. 또 에로스는 지구 중력의 1000분의1 수준인 극소 중력의 천체여서 착륙 각도나 속도에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파괴되거나 튕겨나갈뻔했다. 무게 495㎏인 슈메이커는 에로스에서는 0.5㎏의 장난감에 불과하다. APL관계자들은 농구선수가 지구에서 1m 점프하던 힘으로 에로스에서 뛰어오를 경우 1㎞ 높이까지 상승해 에로스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어려운 여건 때문에 슈메이커의 착륙은 극히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슈메이커는 에로스 26㎞ 상공에서 하강을 시작했으며 네 차례 역추진 로켓을 점화해 착륙직전에는 빠른 걸음 속도인 초속 1.9m 수준까지 속도를 줄였다. NASA는 착륙 직전 슈메이커의 속도는 에로스의 자전속도보다 느린 상태였다고 밝혔다. 슈메이커는 하강하면서 표면 120m 상공에서 10㎝ 크기의 물체까지 해상할 수 있는 사진 촬영에 성공했다.

슈메이커는 바퀴가 없어 이동할 수는 없지만 에로스의 자력(磁力), 성분을 측정하는 도구와 거리측정기, 전자카메라 등을 장착하고 있어 새로운 탐사자료들을 계속 보내올 것으로 APL은 기대하고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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