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전 참전 유럽군인, 우라늄탄 후유증 공포

입력 2001-01-05 18:47수정 2009-09-2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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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발칸 반도에서 벌어졌던 코소보 전쟁에 참가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소속 군인이 백혈병과 암 등으로 잇달아 숨지며 유럽에 ‘발칸 신드롬’이 확산되고 있다.

‘발칸 신드롬’은 미군의 전차 파괴용 열화(劣化)우라늄탄에서 발생하는 방사능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보이는 질병 증후군을 일컫는다.

이탈리아 병사 6명을 비롯해 10여명의 군인이 숨졌으며 수십명이 암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집행위원장은 4일 열화우라늄탄의 사용을 즉각 중단하도록 미군측에 요구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NATO는 9일 정치위원회를 소집해 발칸 신드롬 문제를 공식 논의한다.

이탈리아는 코소보 전쟁에 참가한 군인 6명이 백혈병으로 잇달아 숨진 뒤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줄리아노 아마토 이탈리아 총리는 4일 국제진상조사위를 만들 것을 요구하면서 열화우라늄탄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미국에 대해 “과실이 드러난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도 미국에 대해 관련 정보를 공개할 것과 진상규명을 촉구했으며 스페인 포르투갈 핀란드 등은 참전 군인에 대한 정밀진단을 실시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 [우라늄탄 공포 확산]미국-EU '발칸 신드롬' 갈등

미국 국방부는 4일 “열화우라늄탄과 백혈병 등 질병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으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며 열화우라늄탄 사용을 중지해 달라는 EU 회원국의 요청을 거부했다.

▼ 열화우라늄탄이란 ▼

열화우라늄은 핵연료 재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질. 열화우라늄을 포탄과 탄환의 탄두에 사용하면 파괴력이 커져 철갑과 콘크리트벽도 뚫을 수 있다. 기관총용 직경 30㎜탄이 대표적인데 탄두를 포함한 전체 길이는 86㎜, 탄두의 무게는 292g.

유엔환경계획(UNEP)은 코소보 전쟁 당시 열화우라늄탄이 폭발하면서 미세한 우라늄 산화물 입자가 발생해 방사성 오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인체 내에 들어간 열화우라늄탄 입자는 중금속 중독과 마찬가지의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

미군은 열화우라늄탄을 1994∼95년 보스니아에서 1만발 이상, 99년 코소보에서 3만발 이상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91년 걸프전 당시에도 다량을 사용했는데 이라크에서 백혈병 신장병 기형아 사산 등이 늘어난 것은 이 때문이란 주장이 있다. 걸프전 참전 미군 중 암 만성두통 등 이상질환자가 많이 발생해 ‘걸프 신드롬’이란 말도 생겼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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