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올해의 단어 '비자금 스캔들'

  • 입력 2000년 12월 17일 18시 36분


올 한해 독일에서 가장 유행한 단어로 ‘비자금 스캔들’이 뽑혔다.

매년 그 해를 상징하는 가장 의미있는 단어를 골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고 있는 독일 언어학회는 ‘비자금 스캔들’이 올해 독일사회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했다고 16일 밝혔다.

비자금 스캔들은 지난해 11월 헬무트 콜 전 총리가 한 군수업체로부터 200만마르크를 받은 혐의가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이 사건으로 콜 전 총리는 ‘독일 통일의 영웅’에서 ‘대표적인 비리 정치인’으로 전락하면서 최근 자서전 서명식에서 크림 세례를 받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여당인 사회민주당(SPD)마저 비자금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다른 국가에 비해 비교적 깨끗한 것으로 알려진 독일 정치인의 도덕성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이 때문에 독일 국민 사이에선 정치에 대한 혐오감이 급속히 늘고 있는 실정.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가장 혐오하는 직업으로 정치가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밖에 올해 독일에서 유행한 단어로는 ‘광우병’과 외국인체류 허가증인 ‘그린카드’, 여러 명의 어린이를 물어 죽인 ‘투견’ 등이 꼽혔다. 지난해에는 ‘밀레니엄’이 선정됐으며 총선과 대선이 실시됐던 98년에는 사민당과 녹색당의 연합정권을 의미하는 ‘적녹연정’이 뽑혔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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