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선]"패배 시인" "청원서 준비"고어진영 승복 결론 못내

  • 입력 2000년 12월 14일 03시 11분


12일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발표되자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측과 민주당 앨 고어 후보의 지지자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고어 후보측은 사후 대응책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워싱턴 연방대법원 청사 앞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두 후보의 지지자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판결 직후 한 부시 후보 지지자가 “부시가 이겼다”고 환호하자 고어 후보 지지자는 “부시가 ‘시간’ 덕을 봤다”며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재개표 판결을 내리길 바란다”고 응수하기도.

○…미 NBC방송은 판결 다음날인 13일 오전 “고어 후보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고어 후보의 법률팀은 ‘제한적인 수작업 재검표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조언하며 플로리다주 대법원에 제출할 청원서를 준비중”이라고 보도. 반면 정치 자문팀은 “이제 패배를 시인할 때”라는 상반된 조언을 하고 있어 고어 후보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이 방송은 덧붙이기도.

○…미 뉴욕타임스지는 13일자 사설에서 부시 후보의 당선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도 “부시 후보는 고어 후보보다 전국 투표에서 30여만표가 뒤진 점과 플로리다주에서도 어쩌면 패배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국정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

이 신문은 또 “60년 대선에서 근소한 표차로 승리한 존 F 케네디대통령이 이를 잊지 않기 위해 항상 메모지를 갖고 다녔던 것처럼 부시 후보도 이번 선거의 복잡한 과정이 지닌 의미를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

<홍성철기자·워싱턴〓한기흥특파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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