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기축통화]기꺽인 달러…엔-유러화 강세 기대

  • 입력 2000년 12월 6일 18시 34분


세계 3대 기축통화인 달러 유로 엔화가 내년에 커다란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미국의 빌 클린턴 행정부 출범 이후 수년간 초강세를 유지해 온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는 반면 유로와 엔화는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화〓지난 10년간 호황을 누려 온 미국 경제가 최근 뚜렷한 하향 조짐을 보이고 있어 달러화 가치도 덩달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는 90년대 들어 물가 안정과 고성장을 동시에 이뤄내는 ‘신경제정책’을 추진해 왔으며 이에 따른 주가 상승과 외국투자 자금의 대거 유입으로 달러 가치는 초강세를 유지해 왔다. 로렌스 서머스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의 성장은 달러화 강세가 떠받치고 있는 금융시장의 활성화에서 기인한다”고 말해 고달러정책을 계속 유지할 뜻임을 밝혔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뉴욕 증시가 급락하고 소비 지출 둔화로 경제성장률 하락이 이어지면서 내년엔 달러화의 안정 기조가 흔들릴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엔화〓최근 일본 주가가 올해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달러당 110엔을 육박하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일본 경제의 구조 개혁 지연, 정치 불안, 민간소비 부문의 위축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올 들어 연속 플러스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고 하반기의 금리 인상으로 경기 회복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달러당 100엔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는 최고 85엔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로화〓지난해 출범 당시 달러당 1.18유로로 출발했으나 이후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다 10월말 0.82달러대의 바닥을 친 뒤 점차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유럽 경기의 회복으로 미국과의 성장률 격차가 줄어들고 그동안 미국 기업 인수에 몰렸던 유럽 자본이 대거 다시 유럽으로 회귀하고 있기 때문.

독일과 프랑스 등의 안정적인 경제 성장에다 4%가 넘을 것으로 보이는 중동부 유럽국가들의 고성장에 힘입어 내년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가치가 1 대 1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는 ‘분홍빛 기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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