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간사장과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전정조회장이 모리 총리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실패한 뒤 생긴 힘의 공백을 자민당 최대 파벌인 하시모토(橋本)파가 채운 것도 눈에 띈다. 파벌 회장인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총리 본인을 포함해 5명이나 입각했다. 가토 전간사장과 야마사키 전 정조회장에게 동조했던 의원은 한 명도 입각하지 못해 두 사람의 재기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
총리직권으로 둘 수 있는 특명상(特命相)도 크게 늘어났다. 금융, 위기관리, 경제재정, 정보기술(IT), 행정개혁, 오키나와(沖繩)·북방(北方), 종합과학기술 담당상 등 7개나 된다. 이는 ‘작은 정부’의 공백을 보완하는 뜻을 갖고 있다.
차세대 리더가 전면에 배치된 점도 특징이다.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법무상, 마치무라 노부다카(町村信孝) 문부상, 히라누마 다케오(平沼赳夫) 통산상,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경제재정담당상 등은 각 파벌의 차기 총리감으로 꼽혀온 인물들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관련기사▼ |
모리 내각 명단 | |||
현 직책 | 2001년1월6일 이후 직함 | 이름 | 나이 |
총리 | 총리 | 모리 요시로 | 62 |
법무상 | 법무상 | 고무라 마사히코 | 58 |
외상 | 외상 | 고노 요헤이 | 63 |
대장상 | 재무상 | 미야자와 기이치 | 80 |
문부상 겸 과학기술청장관 | 문부과학상 | 마치무라 노부다카 | 55 |
후생상 겸 노동상 | 후생노동상 | 사카구치 지카라 | 66 |
농림수산상 | 농림수산상 | 야쓰 요시오 | 66 |
통산상 | 경제산업상 | 히라누마 다케오 | 60 |
운수상겸 건설상겸 국토청장관겸
홋카이도개발청장관 | 국토교통상 | 오기 지카게 | 67 |
우정상겸 자치상겸 총무청장관 | 총무상 | 가타야마 도라노스케 | 65 |
관방장관 | 관방장관 | 후쿠다 야스오 | 64 |
방위청장관 | 방위청장관 | 사이토 도시쓰구 | 55 |
환경청장관 | 환경상 | 가와구치 요리코 | 59 |
금융재생위원장 | 금융담당상 | 야나기사와 하쿠오 | 65 |
국가공안위원장 | 국가공안위원장 겸
위기관리담당상 | 이부키 분메이 | 62 |
신설(특명상) | 경제재정담당상 겸
IT 담당상 | 누카가 후쿠시로 | 56 |
행정개혁담당상 겸
오키나와·북방담당상 | 하시모토 류타로 | 63 | |
종합과학기술담당상 | 사사가와 다카시 | 64 |
▼일본개각 화제의 인물▼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행정개혁 겸 오키나와 북방대책 담당상에 임명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전총리. 96년부터 2년여간 총리직을 맡으면서 행정 재정개혁을 추진했던 것이 인연. 그는 재임시 중앙정부 개편작업을 추진했으며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내각때부터 총리외교고문을 맡아 오키나와, 북방영토문제 등 외교문제에 깊숙이 간여해왔다.
이번에 입각이 좌절된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중의원 의원도 화제다. 다나카 의원은 고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총리의 외동딸로 아버지를 꼭 닮은 활달한 성격에 시원하게 독설을 퍼붓는 속사포 언변으로 유명하다. 어느 파벌에도 속하지 않은 채 자민당 파벌정치를 맹비난해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총리감 1위로 꼽히는 등 국민적 인기가 높아지자 모리내각이 입각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당내 파벌 안배 때문에 입각하지 못했다.
작가출신으로 2년4개월간 4기내각에 걸쳐 재임해온 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 경제기획청장관은 물러나게 됐다. 98년7월말 오부치 내각때 침체에 빠진 경제를 되살리는 ‘야전사령관’으로 입각해 일본 경제를 플러스성장으로 올려놓았다. 그는 5일 “불황과의 전쟁에서 좋은 지휘관, 전우를 많이 만났다. 본업이 아니었지만 결실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여성인 오기 지카게(扇千景) 건설상과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환경청 장관은 국토교통상, 환경상으로 각각 유임됐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