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초저가 의류 '유니클로' 돌풍

  • 입력 2000년 12월 4일 18시 28분


최근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유니클로’라는 브랜드의 의류업체는 ‘소품종 대량생산 시대는 끝났다’ ‘일본인은 고가 브랜드를 좋아한다’는 상식을 깼다.

옷 종류는 줄이되 색상을 다양화하고 대량생산을 통해 파격적으로 싸게 파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스웨터 티셔츠 바지 등을 중국 공장에서 100만장 단위로 생산한다. 품목은 적지만 색상이 50가지나 된다. 가격은 1900∼4900엔선으로 타 제품의 절반 수준.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1900엔짜리 셔츠. 작년 한 해 동안 850만장을 팔았고 올해 목표는 1200만장. 최근 인터넷판매도 시작해 전자상거래 이용건수에서 야후저팬, 라쿠텐(樂天)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한 번에 한가지 품목만 집중 홍보하는 광고전략도 독특하다. 한달에 한 두 번 신문에 전면광고를 낸다. 1000, 2000엔대의 한 품목을 위해 거액의 광고료를 지출하고 있는데 효과는 충분하다. 그 주말에는 전국 유니클로 매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이 회사는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사장이 부친의 작은 신사복점을 물려받은 뒤 84년 유니클로 1호점을 내면서 시작됐다. 86년 야나이 사장은 의류업계에 패스트푸드점 개념을 접목했지만 ‘옷값이 너무 싸다’는 이유로 당시에는 외면당했다.

98년 들어 거품경기가 꺼지고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고가 브랜드를 고집하던 젊은이들이 실용주의로 돌아서기 시작한 것. 현재 점포는 도쿄(東京) 인근 지역 155개점을 비롯해 전국 459개점. 내년 국내에 100곳을 새로 열고 내년 가을에는 영국에 50개 점포를 낼 계획이다. 유니클로는 올해 8월기 결산에서 매출이 전년의 배인 2290억엔(약 2조3000억원)을 기록했으며 경상이익은 600억엔으로 일본 최대의 유통업체인 이토요카도를 앞질렀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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