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선 手개표 4시간만에 '끝'

  • 입력 2000년 11월 29일 18시 36분


미국 플로리다주가 대선을 치른 뒤 3주가 지나도록 투개표 혼란을 겪고 있는 반면 27일 총선을 치른 이웃나라 캐나다는 투표 마감 4시간만에 수작업으로 1300여만표의 개표를 완벽히 끝내 주목을 받았다.

캐나다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영토가 넓은 나라지만 15만여 선거 종사자들이 전국의 5만여개 투표소에서 신속하게 일을 처리해 훌륭한 ‘개표 합작품’을 만들어낸 것. 대도시에서도 투표소당 등록유권자가 500명을 넘지 않았고 개표요원 1명이 담당한 표도 300∼400표에 불과했다.

미 플로리다주가 천공방식의 기계식 투표제도를 운용중인 반면 캐나다는 100년 전에 만들어진 종이 투표용지 시스템을 아직도 사용중이다. 표기 방식도 지지하는 후보 이름 옆의 빈칸에 ‘×’ 표시를 하는 게 전부. 이 때문에 투표용지로 인한 혼란이나 기계식 개표의 정확성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없다. 때문에 301명의 의원을 뽑는 이번 총선은 매우 접전이었지만 장 크레티앵 총리의 자유당이 기존 161석에서 171석으로 의석수를 늘렸다는 발표가 곧바로 이어졌다.

이번 선거에서 유일한 선거사고였던 노바 스코샤 사건은 집 주변 호수의 오염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던 한 주민이 투표소에서 갑자기 투표함을 들고 나와 호수에 버린 것. 이 투표함은 곧바로 폐기됐고 선거종사자들은 그 때까지 투표한 125명에게 일일이 연락해 다시 투표하도록 했다.피에르 블레인 캐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변인은 미국의 선거 혼란에 대해 “모든 민주주의 국가는 스스로가 자신의 제도에 대해 고찰해야 하기 때문에 말할 입장이 아니다”면서 “중요한 것은 유권자가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며 플로리다주 선거담당자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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