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재검표 기상도]부시 '흐린뒤 갬' 고어 '차차 흐림'

  • 입력 2000년 11월 20일 18시 33분


미국 대선 기상도가 ‘조지 W 부시 흐린 뒤 갬, 앨 고어 차차 흐려짐’으로 나오고 있다. 플로리다주의 팜비치와 브로워드,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에 대한 전면 수작업 재검표가 일부 진행된 결과 고어 후보가 예상과 달리 많은 표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고어 후보의 패색이 짙어지고 있다는 성급한 관측마저 나돌고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브로워드 카운티의 경우 19일 오후 2시20분 현재 총 609개 선거구 가운데 50%(309개)의 수검표를 마친 결과 고어 후보가 92표를 늘리는 데 그쳤다. 팜비치 선거구의 경우 고어 후보 지지표가 무더기로 추가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을 깨고 18일 밤 전체 선거구(531개)중 202개의 재검표를 끝낸 결과 오히려 고어 후보가 10표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전체적으로는 고어 후보가 82표를 추가하는 데 그친 셈. 부시 후보와의 표차는 기존의 930표에서 848표로 조금 줄었지만 고어 후보의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결과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에선 물론 선거전문가들도 고어 후보가 930표를 역전시키지는 못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고어 후보의 한 측근은 “브로워드(250표) 팜비치(600표) 마이애미데이드(100표)에서 총 950표 정도를 추가한다는 계산이었다”고 말했다.하지만 선거전문가들은 고어 후보가 브로워드(191표) 팜비치(219표) 마이애미데이드(126∼229표)등 최대 500여표 내외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다면 주대법원이 3개 카운티의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놓더라도 고어가 패배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마이애미데이드의 경우 고어와 부시 후보의 표차가 6%에 불과했던 곳. 이래저래 민주당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기는 힘들다는 견해가 점차 우세해지고 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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